유행에 관심 없는 척 하지만 내가 또 핫하다는건 자주 찾아본다.
연휴 마지막날 프렌즈는...나중에도 볼수 있으니 뭔가 새로운게 보고 싶어서 평이 좋은 ‘러시아 인평처럼’을 봤다!
이번 시즌으로 시퀄은 계획 없다고 들었고 에피소드는 8개 있는데 매 에피소드가 25분 정도로 서사가 이어지는 시리즈물 치고는 러닝타임이 짧은 편이다. 그렇다고해서 메시지나 작품까지 가벼울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즌 하나를 끝내버릴 생각은 없었는데, 보다보니까 멈출수가 없지 뭐야..ㅎ
아무튼 고전 영화 사랑의 블랙홀 같은 소재다.

똑같은 하루안에 계속해서 갖혀버리는 거 죽으면 같은날 같은 장소로 돌아가버린다.
주인공인 나디아는 본인의 생일파티 장소 화장실에 갖혀버리고
이유를 찾으려 하면 할 수록 새롭게 알아가는 내용들도 있지만, 어쨌든 다시 죽어버리기를 몇번 반복하다가
우연히 엘리베이터 추락사고에서 자신과 똑같이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남자 애런을 만난다.

타임 슬랩물 특히 하루에 갖혀버리는 소재는 조금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블랙홀 보면서 조금 지루했었거든
근데 이 이야기 안에서 같은 하루로 돌아가긴하지만, 뭔가 조금씩 변한다. 작은 동물들로 시작해서
친구들이 사라진다거나, 집기가 사라진다거나. 단순히 하루안에 갖혀버린것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하루안에 영원히 혼자서 고립되거나 아니면 진짜로 죽어버리거나 둘 중 하나 (모두 최악인)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

내가 좋았던 점을 말하자면 다 스포일러가 되어버리니까 추천 글에서 감상은 잠깐 미루기로하고.

<추천>
1. 걸걸한 여캐를 사랑하시는 분들.
2. 러닝타임 긴 거 안좋아하시는분들.
3. 시공간(상대성이론) 이나, 블랙홀 웜홀 이런거 좋아하시는분
4. 심리학 심리치료 좋아하시는분
5. 심오하고 숨겨진 의미같은거 찾는거 좋아하시는분

<이런분들은 보지마세요>
1.생각없이 볼수있는 드라마 찾고싶은 분들
2.서스펜스 / 극적긴장감 못참으시는분들
3.복잡하고 심오한거 보고싶지않으신분들

아무튼 나는 앉은자리에서 다 끝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러갔다가
침대에서 갑자기 북받쳐 올라서 엉엉 울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보다 더 좋아버렸음 ㅠ
넷플릭스 열일한다 사랑해요 ㅠㅠ 앞으로도 오리지널 마니만드러죠..



그야말로 스카이캐슬 열풍이다 종편 방송국 드라마 시청률이 30%대가 나오는 게 진짜 진짜 어려운 일인데다가.

요즘 같이 시청자들이 다시보기에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활발하게 이용하는 상황에서 본방 시청률이 30%면 그냥 전국민 다 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학창시절까지는 드라마를 아주아주 열심히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드라마가... 뭐랄까 초반 4회 이후로 어떻게 끝날지 대충 눈에 보여서 흥미가 떨어졌다 도깨비나.. 더블유도 끝까지 안봤던 것 같음.. 그래서 한동안 한드를 멀리 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빠져 살았더랬다..


그러다 하도 사람들이 스카이캐슬 노래를 부르길래 한 번 봤는데? 미친듯한 흡입력으로 앉은자리에서 4회 뚝딱.


스카이캐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렇게 멋진 중년 여성 4인 배우가 스토리를 리드하는데 어떻게 안볼수가 있단말이예요



사람들이 스캐 망했다...스토리 전개 와르르멘션이다.. 8화 이후로 이건 망했다...라고 말을해도 나는 꾸준히 재밌다고하면서 봤었더랬다..

하지만 혜나의 죽음 이 후 전개가 폭-망. 말 그대로 의리로 보는 드라마가 되었다 


1. 혜나가 죽었다는 것 자체가 화딱지남. 


 혜나는 전천후 야망캐였다. 어려도 영특하고 여기저기 자기가 가진걸 잘 써 먹어서 불우한 환경에서도 설의를 넣을 수 있는 성적에 증거를 찾아서 김주영을 협박하고 그 녹취본까지 따놓은 애란 말이다. 이런 애가 살해 당해서 강준상 각성요소로 소비됐다는게 가장 구린점이다. 혜나의 선전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주며 스캐의 패망 요인 중 제일 큰 요인이 되어버렸다.


2.모든 전말을 깨달은 한서진의 선택지가 '가만히 있는다'가 되면서 급 수동캐가 되어버림.


 우리가 아는 한서진은 어떤 캐릭인가. 욕망덩어리다. 부산물집 딸이라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숨기고 인생 세탁을 위해서 빡공해서 좋은대학도가고 이름도 바꾸고 가족도 배우를 고용해가며 시가도 속여먹고, 캐슬 주민들한테도 친정 아빠 시드니 은행장이라고 눈 하나 깜빡 안하고 그짓말을 몇 년이나 했던 사람이다. 그녀의 초목표 '예서 설의 합격시켜서 시엄마한테 인정받는다'를 위해서 가장 숨기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 곽미향도 다 밝혀버릴만큼 초목표를 위해선 뭐든지 하는 캐릭터였다.

 애초에 초목표 자체가 수동적이긴 하다. 목표를 이루는 주체도 자신이 아닌 자신의 딸, 목표의 성공과 실패를 인정하는 사람도 자신이아니고 시엄마다. 가부장제의 촌극스러운 이 캐릭터는 놀랍게도 아주 주체적이였다. 영재 포트폴리오 얻을려고 파티도 열고, 열심히 대치동 학원도 돌아다니고, 김주영 쌤이 뭐라고해도 자존심 다 구기고 무릎 꿇고 "넵 감수할께욥"을 할 줄 아는 캐릭터 였단 말이다. 그러던 그녀가 혜나 녹취를 듣고 선택지가 예서 대학갈 때까지 묻는다 가 되면서 놀랍게도 세상에서 제일 가는 수동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해야 되는게 숨기기/고뇌하기/ 모르는 척하기/ 숨어있기/ 양심의가책느끼기 이런 것 들 뿐이니 액션이 그렇게 컸던 한서진이라는 캐릭터가 갑자기 가마니 쩌리캐가 된 것 처럼 보여 버리는 것...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이유가 또 하나 사라지게 되어버렸다.


3.우리는 강준상의 성장기를 보려고 스캐를 시청한게 아니다.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보아왔고..질렸고...(비록 주제가 '기혼' 여성의 자녀 교육에 맞춰진건 아쉽다고 하더라도) 여자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향해 용쓰는 이야기를 우리는 보고싶었던 거라고..여성주의적이거나 뭐 이 부조리함을 깨부수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주말 드라마에서 조연으로나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을이렇게 제작비 빵빵하게 때려넣은 메인드라마에 나와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는거 자체가 시청자들한테는 재밌는 요소였던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혜나의 죽음이 강준상의 각성으로 이어지면서 방송 역사상 가장 최고의 전자파 낭비라 불리우는 강준상 사워씬을 시작으로.. 면도=새로 태어남의 상징이 되어버리고( 영재아빠도 면도했다.. ) 갑자기 훈계와 선도(?)를 이끄는 사람이 강준상이 되어버렸다. 아니 강준상씨 당신 자녀교육에 관심도 없었잖아요. 혜나가 자기 딸인거 알게 된 것도 혜나 장례식날 술쳐먹고 들어와서 "우리 딸 오래 간만에 얼굴 좀 보자" 하니까 예빈이가 빡쳐서 말한거 아니냐고요.. 나이가 쉰인데 엄마말대로 했더니 인생이 빈껍데기 잖아요 그냥 엄마 아들 하고싶단 말이에요 앵앵 우는 장면과 한서진을 가르치려하는 장면은 진짜 나에게 남아있던 스캐를 향한 일말의 사랑마져 파사삭 식게 만들었다.. 



강준상 샤워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나 혼자 당할 수 없다..


4. 메인 캐릭터 (한서진/ 김주영) 전사가 매우 부족하다.


 한서진의 케이스를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 가정 환경이 밝혀지면서 학교 내에서 따돌림 당하고 그 과정에서 곽미향은(한서진)은 절친이였던 이수임이 소문을 냈을거라고 단정하며 친구관계가 단절되었다. 그런 취급 당하지 않으려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이름도 바꾼다. 가족도 속이고 전도가 유망한 남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한다. 

 도대체 그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뭔가..? 친구들한테 따돌림당했고 부끄러웠고..(그것도 한 장면 밖에 안나온다) 그래서 개명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된다. 예서를 기를 쓰고 설의 보내려는 이유는? 시어머니한테 인정 받고 싶어서? 인정을 받으면 끝인가..? 시엄마의 인정을 받으면 3대 째 의사 가문 만들었구나 오냐오냐 내 며느리..할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시어머니의 인정을 받음으로서 가족 내의 입지를 가진다..?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 설정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건 아니다. 이유도 목표도 다 알겠다. 근데 연출적으로 시청자가 한서진에게 몰입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전사를 구체적으로 풀어봤으면 어떨까.

 김주영 캐릭터도 그렇다. 포스가 완벽한 이 캐릭터를 구린 설정으로 다 망쳐버렸다. 대학 시절에 라이벌은 승승장구 하는데, 자신은 결혼으로 주저 앉은것 같자 자기 딸 케이를 대신 빡공 시켜서 최연소 대학 합격시키고? 남편과의 교육 철학 갈등으로 가정폭력을 당한 뒤 죽이려고함.. 이 분노와 원인 까지는 다 알겠단 말입니다. 근데 그 불똥이 왜 코디를 쓰는 상류층 가족에 튀는지는 개연성이 없다. 김주영의 라이벌가족이 부자라서 자기보다 공부를 잘하는 환경을 제공받았다고 느꼈다던지..페어펙스에서 케이를 혼자 공부시킬 때 상류층 사람들이 자신을 경멸했다던지 원망과 분노의 화살이 기득권층의 부의 대물림을 끊고싶다 가정을 파괴하고싶다 라는 목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방도가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해야될 뿐이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미스터리어스하게 캐릭터 묘사를 한다고 생각했으나.. 끝까지 설득력은 없고 포스만 있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관련 이미지

진짜 포스 개 쩌는 캐릭터인 것은 맞습니다.. 연기력 충성충성


5. 그래서 드라마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뭔지..


대한민국의 교육열을 비판하고 싶었던건지, 모성에 대해서 다루고 싶었던건지, 어머니들의 비뚤어진 모성을 비판하고싶었던건지...그나마 유추 가능 한 것은 현 시대의 부모들에게 애들 하고싶은대로 좀 하게 해라.. 인 것 같은데 스캐 뜨고 나서 오히려 입시코디 찾는 비율이 더 많아졌다니 역시 헬조선스럽기도하고. 아무튼 혜나만 불쌍하고 다 행복해져버렸다... 우리혜나.. 결국 흙수저는 나댔다간 죽으니까 나대지말고 욕망따위 품지 말라는 결론인지. 괜히 한서진 혼자 자책감느끼고 강준상은 자래따 자래따 하면서 한서진을 인정(?) 하며 화목한 가족이 되었다..가 끝이 됐다 



센세이셔널하고 파격적이였다. 한국에 밖에 없는 소재인데 전개는 미드같았다. 

결국 한국 적인 요소가 다시 스토리를 미미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PPL도 좀 과했지만 강준상의 샤워씬만큼 과하진 않았으니 스킵하겠다..


그래도 이렇게 여주들 많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가 엄청나게 흥행 했다는 것 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스카이캐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뒤늦게 입소문 타고 시작한 '스카이 캐슬'

이거 뭐지? 뭔데 이렇게 재밌지????


말로만 듣던 강남 엄마들 이야기지만, 

그거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그들만의 특권의식을 가진 스카이캐슬 주민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암투랄까.


어두운 과거를 버리고 신분세탁을한 염정아분은 아들을 못 낳아 시집에서 받던 서러움을 큰딸 예서의 의대입학으로 증명하려하고

최 상위층 자재만 특급으로 다루는 스터디 코치 김서형분이 스카이캐슬 주민들에게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가 이 드라마의 메인 플롯이 되겠다.


그러던 와중 염정아의 과거를 기억하는 이태란이 스카이캐슬로 이사오게 되고, 심지어 그녀의 아들은 

염정아 딸과 학업 라이벌 관계.... 완전 복잡하고 너무 현실 반영이라 씁쓸하기도한데.


역시 방송사 돈으로 돈지랄하는 세트랑 의상보는 재미가 너무 쏠쏠하고.

한국만의 이야기를 진짜 잘 담아냈는데 재밌다.


그리고 명품 배우들 총출동 너무재밌어 흡입력 대박

관련 이미지


들어는 봤나 <김씨네 편의점> 

나도 안다. 제목 너무 구리다. 무슨 말도 안되는 유튜브 웹 드라마 같은 제목이라 별로 볼 생각도 안들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틀자마자 그 자리에서 시즌 하나 박살!


원래는 드라마로 쓴 시나리오가 안팔려서 연극으로 만들었는데 그 연극이 대박이나서 결국에는 티비 드라마로 방송하게 되었다고한다.

아마도 엄마, 아빠역은 그대로 쓰고 정과 제닌은 새로 캐스팅한듯. 


어떤 사람들은 인종 차별적 이라고 싫어한다는데 


글쎄, 인종 (국가)의 스테레오 타입을 보여주는 것 자체로 인종차별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 않나

게다가 프로듀서 자체가 한인이잖아

오히려 백인 중심적 일 수 밖에 없는 캐나다 사회 안에서 

한인 이민가족의 삶을 공중파 방송으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다고 보는게 낫지 않을까




미스터 킴 / 미세스 킴 / 정 / 자넷 


엄마, 아빠 같은 한국의 가족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아이참~ 같은 한국 어도 몇가지 섞어 이용하는 것이 

한국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참 놀랍게 느껴졌달까? 외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나 콘텐츠에서 한국어 나오는게 아직 신기한 아시아인인걸 어떡해

아시아 컨텐츠 더 만들면 그 때는 안놀랄게요.


관련 이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씬 


쿨한 기독교인 한국인 남자친구는 어딨니?

엄마, 쿨한 한국인은 기독교인이아니고

쿨한 기독교인은 한국인이 아니야

쿨한 기독교인 한국인은 다 여자라고!


정은? 정은 쿨한 기독교인 한국인이잖아!

정은 내 오빠잖아


주된 갈등은 

1. 이민자 1세대가 겪는 고충 (동양사회 와 서양사회가 가지는 가치충돌)

2. 이민자 1세대와 그들의 자녀들 (동양인 자녀가 서양사회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기는 가족 간의 가치충돌)

로 드러나는데, 


1번 갈등은 주로 유머러스하게 그려지는 반면에 

2번의 갈등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몇번이나 울었는지 몰라 8ㅅ8..) 


아무튼 넷플릭스가 있는 한국인은 이것을 봐야한다.


재밌고/ 심각하지 않은데/ 웃기고 / 감동적이다.


안 볼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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